...이제 좀 진정됐어?

당신은 누구죠?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
 

기계에 의존하는 어리석은 인간들... 그들의 욕망이 내가 살던 세계를 망쳤어. 나는 그걸 바로잡기 위해 왔지. 하지만 너무 멀리, 너무 일찍 오고 말았어. 이 곳은 내가 오려던 곳이 아니야.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요. 당신은 어디서 왔죠? 나에게 모두 이야기해 줄 수 없나요?
 

감당할 수 있겠나? 이 모든 진실을? 시간의 미아가 될 수도 있어. 나처럼...위험한 일이지. 결국 나는 나의 임무를 끝내지 못할지도 몰라.

제가 당신을 도와줄게요. 당신의 임무라는 것이 무엇이죠?
 

당신을 믿고 싶어. 왠지 그러고 싶은 생각이 드네.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그 누구도, 그 무엇한테도 알려서는 안돼. 당신과 나만의 비밀이지. 약속할 수 있겠어? 감당할 수 있겠어? 자신있나?

나는... 2503년의 네오시티에서 왔어. 과거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했지. 하지만 이곳은 네오시티가 아니야. 난 시간뿐 아니라 공간을 초월한 것 같더군. 모든 것이 뒤틀어졌지. 아직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이군.

저기 뒤에 보이는 저 문은 타임 게이트라는 것이야. 시간을 여행하는 통로지. 난 저 문을 통해서 이 곳으로 왔어. 내가 살던 2503년의 네오시티는 기계들에게 점령당한 위험한 곳이야. 오랜 세월동안 기계들은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지. 우리들은 더 이상 해결점을 찾지 못했어. 그래서 과거부터 모든 것을 바로잡기로 했지.

하지만 나의 시간여행은 실패했고, 전혀 다른 곳으로 와버리게 된거야. 한동안 나는 이 곳이 네오시티의 과거인 줄 알고 여러 지역을 돌아다녀봤지만 이 곳은 네오시티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지.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다시 시간여행을 해야해.

그래서 말인데, 잠시 후에 말을 걸어주지 않겠어? 아까 받은 시계를 통해 알아보고 싶은 것이 있어.

솔직한건가? 자신을 믿지 말라는 건가?

왔군. 잠시만 기다려줘. 거의 다 되어가.



(구석에서 회중시계를 든 채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확인해보니 시계의 에너지가 남아있었어. 시계가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야. 시간여행에 쓰이는 이 회중시계는 소지자가 시간여행에 적합할 때만 활성화되지. 그 사람의 정신상태나 건강상태를 체크하거든. 아무래도 나는 오랜 방황으로 지쳐버렸는지도 몰라.

당신, 이 시계를 손바닥에 올려보겠어?

(그가 시키는 대로 시계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다른 손을 겹쳐서 올려놓았다. 그러자 시계에서 빛이 반짝이다가 사라졌다.)



 시간여행자의 회중시계 1개

 99190 exp

나는 당신이 이 일을 이어나갈 적임자라고 생각해. 나를 대신해서 잘못된 일의 근원을 바로 잡아주지 않겠어? 이제부터 이 회중시계는 당신 것이야. 사양하지 말아.

아직 충전은 끝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