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음... 응? 여기까지 웬 사람이지...? 자네도 혹시 도끼를 잃어버린 건가? 으응? 혹시 옷이 찢겨질 일이 없었냐고? 자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 건가?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삼미호들에게서 공격을 당했었거든...

얼마 전에 이 까막산에 굉장한 요괴 한 마리가 나타났네. 오랫동안 수행을 통해 아홉개의 꼬리를 가지게 된 여우, 구미호 말이지. 그 녀석 덕분에 삼미호들도 위세등등해져서 감히 이 산신령의 옷까지 훔쳐가고 있어... 끄응.

구미호는 사람의 혼을 빼앗아 가는 무시무시한 요괴라 빨리 처치하지 않으면 곤란한데... 뭐어? 벌써 혼을 빼앗긴 사람이 있다고? 이런... 당장 구미호를 퇴치하고 싶지만, 이 산신령의 도력으로도 녀석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해. 어쩐다...

까막산의 터줏대감인 도깨비들이라면 구미호를 퇴치하는 법을 알 것도 같은데... 어때? 자네가 가서 도깨비들에게 정보를 얻어 오는 것이. 물론 괴팍한 도깨비들을 상대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으음. 좋아. 그럼 저 깊은 산 흉가 너머에 있는 도깨비집에 가서 도깨비들에게 구미호 퇴치법과 구미호에게 혼을 빼앗긴 사람 구하는 법을 알아다 주게. 그 동안 스승님께 구미호 상대에 좋은 술법이 없나 여쭤보지.

하긴... 도깨비들은 산신령이라고 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이 까막산의 진정한 주인인데다 인간을 싫어하니... 무서워해도 어쩔 수 없군.

음... 구미호에 대한 정보는 모두 듣고 온 모양이군. 오오, 그래. 구미호의 꼬리로 코를 간질이면 혼이 돌아온다는 말이지?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정보로구만. 그럼 어서 칠남인지 칠성인지 하는 청년에게 가서 그 이야기를 전해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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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께 여쭤 보니, 구미호와 같은 요괴는 힘보다는 교활함이 더 무서운 법이니 그들의 말에 함부로 귀를 기울이지 말라는 말을 하시는군. 칠성이라는 청년에게 마을 전체에 구미호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퍼뜨려달라는 말도 해주게나.

아직 도깨비들을 만나러 가지 않은 건가? 무식해 보이는 외모를 가졌지만, 아주 오랫동안 까막산에서 살아온 그들은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네. 어서 깊은 산 흉가로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