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라며 반갑게 맞이하는 메르세데스. 전혀 그늘이 없는 얼굴로 보아 정말 에우렐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도 같은데. 메르세데스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오랜만에 만났다고는 하나, 어쩐지 메르세데스의 말은 의심쩍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프리드가 에우렐을 방문했다는 것도, 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듣지 못했다는 것도, 자신이 만들어준 요리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마저도. 무엇보다도 나를 은월이라고 부르는 순간, 나는 내 앞에 있는 자가 메르세데스가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 

마치 메르세데스인 척 나를 상대하던 자는 내가 추궁하자 결국 제 모습을 드러냈다. 뾰족한 귀를 보아서는 엘프의 일원인 것 같은데, 대체 어떤 이유로 메르세데스인 척 했던 것일까? 하지만 의문의 소녀는 정체도 밝히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며 사라져버렸다.